문서는 건물을 능가한다
본문말씀 : 출애굽기 20장 22-24절
22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같이 이르라 내가 하늘로부터 너희에게 말하는 것을 너희 스스로 보았으니 23 너희는 나를 비겨서 은으로나 금으로나 너희를 위하여 신상을 만들지 말고 24 내게 토단을 쌓고 그 위에 네 양과 소로 네 번제와 화목제를 드리라 내가 내 이름을 기념하게 하는 모든 곳에서 네게 임하여 복을 주리라
< 문서는 건물을 능가한다 >
19세기 말 미국 복음주의 운동을 이끌었던 기독교선교연맹(C&MA,미국성결교)의 창시자인 앨버트 심슨 목사는 탁월한 설교가로 신학생 때부터 설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심슨 목사는 1865년에 22세의 나이로 캐나다 녹스 대학을 졸업하기 전 해밀턴 시 녹스 교회의 임시설교자가 되었다. 녹스 교회는 당시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건물을 가진 캐나다의 대표적인 장로교회였다. 임시설교자가 된지 2달 만에 심슨 목사는 목사 안수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만장일치로 녹스 교회의 담임설교자가 되었다.
그 후 8년 동안 심슨 목사는 예배당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교회를 크게 부흥시켰다. 그리고 미국 켄터키 주 루이빌에 있는 체스트넛 스트릿(Chestnut Street) 교회의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그곳에서도 2년 만에 엄청나게 성장해서 예배당 좌석이 650석밖에 되지 않는 교회에 매주 2천명 이상 몰려왔다. 결국 교회건축에 나서면서 대략 2500석의 교회를 건축하자는 공감대가 생겼다.
그때 심슨 목사는 3가지 제안을 했다. 첫째, 심플하게 짓고, 둘째, 최저 비용으로 짓고, 셋째, 9개월 내의 단기간에 짓자고 제의했다. 그 제안은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신에 당시 켄터키 주 루이빌의 최대 교회를 이룬 교인 대표들은 미국 최대 교회의 꿈을 품고 많은 비용을 들여 2년 이상 걸리는 화려한 교회건축을 결의했다. 그때부터 심슨 목사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는 엄청난 비용을 들인 화려한 초대형 교회 건축은 ‘하나님의 비전’이 아니고 ‘하나님의 뜻을 내세운 종교 리더의 야망의 표출’일 수 있음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초대형 교회에서 30대 초에 담임목사로 있던 그에게 화려한 교회 건축은 너무나 달콤한 유혹이었다. 은퇴까지 10년 남은 것도 아니고 20년 남은 것도 아니고 장장 30년 이상 남은 상태에서 그가 야망을 가지면 미국 최대 교회의 꿈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그런 인간적인 야망에 번민하며 심슨 목사님은 깊이 고뇌했다.
오랜 번민 끝에 심슨 목사는 화려한 초대형 교회 건축은 인간적인 성공은 주겠지만 오히려 명예 추락의 길임을 확신하고 교회를 떠날 결심을 했다. 그는 문서가 건물을 능가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화려한 초대형 교회건축보다는 문서선교와 선교사 파송을 통한 영혼구원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 결심을 통해 지금 전 세계에 3만 교회와 6백 만 성도가 소속된 기독교선교연맹(C&MA)이 생겨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한국 최초로 C&MA 소속의 분당샛별교회도 존재할 수 있었고 <온라인새벽기도> 사역과 <월간새벽기도> 사역도 생겨날 수 있었다.
< 외형에 사로잡히지 말라 >
하나님은 제단에 관한 계명을 주시면서 모세에게 제단을 흙으로 쌓은 토단 형식으로 만들라고 했다. 그것은 광야에서 이동 중인 그들의 상황에 맞추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동시에 돌이나 금속을 사용한 인위적인 이방신의 제단과 구별 짓고 제단의 외형에 치중하다 예배의 참된 의미를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 말씀을 보면 하나님은 화려한 성전건축을 통해 필요 이상의 거대한 유형교회를 만들려는 모습을 기뻐하지 않음을 잘 알 수 있다.
사실 자기 교회만 너무 커지려고 하면 본의 아니게 한국 교회 전체를 죽일 수가 있다. 그래서 큰 교회는 자기 사명을 다하고 때가 되면 씨앗을 남기고 자신을 소멸시키는 과정에 들어서야 한다. 죽지 않으면 억지로 죽여서라도 수많은 새싹들을 나오게 해야 한다. 그것이 자연의 법칙이고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법칙이다. 그것을 무엇이 막는가? 욕심이 막는다. 자기만 커지려는 것은 무엇보다 큰 죄다.
암이 생기는 것은 암세포 때문이다. 몸속의 세포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자기를 죽이는 자기소멸 과정이 프로그램화되어 있다. 그렇게 옛 세포가 죽고 새로운 세포가 형성되면서 생명이 유지된다. 그러나 암세포는 자기소멸에 저항하면서 끊임없이 혼자만 커지다가 결국 전체 생명을 죽인다. 그처럼 소수의 교회가 너무 커지면 한국 교회가 다 죽는다. 반면에 스스로를 죽여서 새로운 생명의 길을 열어주면 한국 교회 전체가 살아나고 거룩한 명예도 얻는다. 그처럼 외형에 대한 집착을 버릴 때 오히려 영속성과 영향력을 얻는다.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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