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줄이고 회개하라

 

[ 카라바조 : 세례 요한의 순교 ]



본문말씀 : 전도서 9장 17-18절


17 조용히 들리는 지혜자들의 말들이 우매한 자들을 다스리는 자의 호령보다 나으니라 18 지혜가 무기보다 나으니라 그러나 죄인 한 사람이 많은 선을 무너지게 하느니라



< 큰소리를 치지 말라 >

 전도자는 고백했다. “조용히 들리는 지혜자들의 말들이 우매한 자들을 다스리는 자의 호령보다 나으니라(17절).” 이 고백은 지혜의 가치를 잘 보여준다. 지혜가 있으면 큰소리를 치면서 누군가를 윽박지르고 설득할 필요가 없다. 큰소리를 치는 것은 지혜로운 행동과는 가장 반대되는 행동일 수 있다.

 소리만 크면 안 된다. 요새 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부정적이다. 무리한 건축, 헌금 강요, 세미나적인 목회, 일부 큰 교회 및 성공한 목사의 힘 과시, 교회 세습 등이 자주 비판의 소재가 된다. 그 중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믿음에 대한 오해와 남용이다. 교인이 남의 말을 경청하지는 않고 남을 가르치기만 좋아하고 공공장소에서 큰소리를 치면서 기본예절조차 무시한다면 잘못된 것이다.

 여러 명이 쓰는 병실에서 지나치게 큰소리로 찬송하거나 기도하는 교인도 있고 심지어는 사찰 마당에서 찬송가를 부르는 교인도 있다. 좋게 보면 열정이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몰염치와 몰상식이다. 생각과 문화와 종교가 다른 사람을 가차 없이 정죄하고 심지어 불상에 낙서를 하고 단군상의 목을 자르는 파괴적이고 몰지각한 일부 종교인 때문에 진실한 믿음이 오해된다면 불행한 일이다. 교회는 조용히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 및 영성으로 알고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한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사도들로부터 말씀을 듣고 깊은 친교와 애찬을 나누고 기도에 힘쓰고 서로의 필요를 채워 주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보기 좋았던지 교회 밖의 사람들도 호감을 가지고 교회를 찾아왔다. 지금 교회의 현실은 그런 모습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인다. 그런 흐름을 되돌리려면 조용히 실천하는 사랑을 통해 행동하는 믿음을 보여주라.

< 회개를 앞세우라 >

 전도자는 또한 고백했다. “지혜가 무기보다 나으니라 그러나 죄인 한 사람이 많은 선을 무너지게 하느니라(18절).” 지혜가 무기보다 낫다는 말은 지혜의 큰 힘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처럼 지혜가 큰 힘이 있어도 때로는 한 죄인의 작은 죄가 지혜의 힘을 무력화시키고 선을 망가뜨릴 때도 많다. 지혜의 힘보다 죄의 힘이 무서운 것이기에 가장 지혜롭지 못한 행동은 죄를 짓고도 회개하지 않는 것이다.

 한 사람의 죄가 지혜롭게 만들어놓은 일을 다 망칠 수 있다. 가나안 정복전쟁에서 아간 한 사람의 죄 때문에 이스라엘 전체가 전쟁에서 패하고 사기가 크게 꺾였다. 그런 죄의 문제와 죄인의 문제를 깔끔하게 처리해야 하나님의 은혜가 막힘없이 임한다. 결국 가장 지혜로운 삶은 바로 회개하는 삶이다.

 가룟 유다와 베드로의 잘못은 별반 차이가 없지만 가룟 유다는 영원한 실패자가 되었고 베드로는 영원한 승리자가 되었다. 두 사람의 결정적인 차이는 회개하는 삶의 차이였다. 가룟 유다의 가장 큰 잘못이 무엇인가? 그는 목매어 자살할 만큼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회개하지 않은 것이 그가 버림받은 결정적인 이유였다. 만약 그가 진심으로 회개했다면 그도 베드로 이상으로 멋지게 쓰임 받았을 것이다.

 인간의 사랑엔 한계가 있지만 하나님의 사랑엔 한계도 없고 끝도 없다. 사람의 허물보다 하나님의 사랑은 더 크고 사람의 실수보다 하나님의 용서는 더 크고 사람의 죄보다 하나님의 은혜는 더 크다. 탕자가 거지꼴을 하고 힘없이 걸어올 때 아버지는 한눈에 그가 아들임을 알아보았다. 자식이 아버지를 먼저 알아보고 부르지 않고 아버지가 먼저 아들을 알아보고 맞이해주신 것이다. 하나님의 자비의 눈은 사람의 회개보다 늘 빠르다. 그래서 진실한 회개는 내일의 축복을 예비하는 최상의 지혜가 된다.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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