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와 핑계를 주의하라

[ 필리피노 리피 : 이집트의 황소 신, 아피스 숭배 ]



본문말씀 : 출애굽기 32장 19-24절


19 진에 가까이 이르러 그 송아지와 그 춤 추는 것들을 보고 크게 노하여 손에서 그 판들을 산 아래로 던져 깨뜨리니라 20 모세가 그들이 만든 송아지를 가져다가 불살라 부수어 가루를 만들어 물에 뿌려 이스라엘 자손에게 마시게 하니라 21 모세가 아론에게 이르되 이 백성이 당신에게 어떻게 하였기에 당신이 그들을 큰 죄에 빠지게 하였느냐 22 아론이 이르되 내 주여 노하지 마소서 이 백성의 악함을 당신이 아나이다 23 그들이 내게 말하기를 우리를 위하여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라 이 모세 곧 우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사람은 어찌 되었는지 알 수 없노라 하기에 24 내가 그들에게 이르기를 금이 있는 자는 빼내라 한즉 그들이 그것을 내게로 가져왔기로 내가 불에 던졌더니 이 송아지가 나왔나이다



< 분노를 주의하라 >

 모세는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깊이 만난 후 십계명이 새겨진 두 증거판을 손에 들고 산에서 내려왔다. 진에 가까이 이르러 보자 백성들이 금송아지 앞에서 춤추고 있었다. 그러자 모세는 화를 못 참고 십계명의 두 돌판을 산 아래로 던져 깨뜨렸다. 은혜를 순식간에 쏟아버리는 모세의 모습은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니다. 특히 40일 동안 하나님과 교제하고 귀한 말씀을 들고 내려온 후에 그렇게 분노를 표출한 것은 너무 지나쳤다.

 그때 백성들의 우상숭배 장면을 보는 순간 모세는 당장 골방에 가서 무릎 꿇고 이렇게 기도했어야 했다. “하나님! 제 불찰입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지혜를 주소서.” 그런데 먼저 십계명의 두 돌판부터 때려 부수면 되는가? 정 때려 부수고 싶으면 십계명 두 돌판은 내려놓고 다른 것을 들어 때려 부쉈다면 그나마 나았을 것이다.

 참지 못하고 단번에 은혜를 털어버리는 행동은 아주 잘못된 행동이다. 모세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앞날의 시간을 신뢰했어야 했다. 물론 모세의 보통 때의 성품은 그렇지 않았다. 민수기 12장 3절을 보면 이런 말씀이 나온다.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 결국 우상숭배하는 장면을 보고 너무 분노한 나머지 모세는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잃은 것이다. 노하기를 더디 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다(잠 16:32). 한 번 더 참고 인내해야 하나님의 의를 이룰 수 있고 자기 뜻도 이룰 수 있다.

 한 정신과 의사의 말에 의하면 자기에게 찾아온 환자의 90% 이상이 감정 처리를 못한 문제가 진짜 문제였다고 했다. 본인들은 가정문제, 성격 문제, 고부간의 문제, 돈 문제가 문제라고 말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감정 처리를 못해서 생기는 문제다. 부부간의 문제를 흔히 성격 차이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것도 역시 감정문제가 제일 큰 요인이다. 감정처리를 잘하고 분노하지 않는 법을 배워야 행복 가능성이 커진다.

< 핑계를 주의하라 >

 그때 모세는 너무나 분노해서 금송아지를 가져 불살라 부수어 가루를 만들어 물에 뿌려 이스라엘 자손에게 마시게 했다(20절). 금송아지를 불살랐다는 말에 비추어 그 금송아지는 나무나 기타 물질로 만든 상에 겉만 금으로 도금한 것으로 추정된다. 왜 금가루를 물에 뿌려 이스라엘 자손에게 마시게 했는가? 금가루를 탄 물이 저주의 물이 되었다는 뜻이다. 이 장면은 자신의 죄에 대해 스스로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교훈한다(겔 18:2).

 그때 모세가 아론에게 왜 백성들로 중죄에 빠지게 했느냐고 책망하자 아론은 백성의 악함 때문에 그랬다고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을 백성들에게 은근히 떠넘겼다. 아론은 백성들의 죄를 방조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동조하고 협력하고 지도하는 역할까지 했다. 그처럼 책임을 전가하고 핑계를 대며 죄를 떳떳이 인정하지 않으면 죄와 허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변명하지 말라. 변명하는 모습은 자신을 십자가에 죽이지 못한 대표적인 모습이다. 또한 변명하는 입술은 제일 나쁜 입술이다. 책임지지 못할 말을 내뱉어놓고 나중에 그 말을 취소할 수도 없으니까 그 말에 대해 또 다시 거짓으로 변명하다 보면 수많은 사람들을 불의한 자로 만들게 된다. 즉 자기 하나 의롭게 되려고 많은 사람을 불의하게 만드는 것이 변명이다.

 공동체에서 자기의 의로움을 나타내려고 많은 사람들을 불의하게 만드는 여러 사례들을 본다. 입술을 통해 나가는 말을 가지고 남을 살리고 공동체에 유익을 주어야 하는데 자기 입술 때문에 남에게 손해를 끼치고 시험거리를 만든다면 얼마나 불행한 입술인가? 잘못한 것에 대해 구차하게 변명하지 말고 떳떳하게 책임을 지고 현실을 맞이하라. 그래서 마음에 품은 꿈과 비전을 구체적으로 이뤄내는 복된 심령이 되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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