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과 중심을 갖추라

[ 조르주 드 라투르 : 목수 성 요셉 ]


본문말씀 : 출애굽기 33장 4-7절

 

4 백성이 이 준엄한 말씀을 듣고 슬퍼하여 한 사람도 자기의 몸을 단장하지 아니하니 5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기를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르라 너희는 목이 곧은 백성인즉 내가 한 순간이라도 너희 가운데에 이르면 너희를 진멸하리니 너희는 장신구를 떼어 내라 그리하면 내가 너희에게 어떻게 할 것인지 정하겠노라 하셨음이라 6 이스라엘 자손이 호렙 산에서부터 그들의 장신구를 떼어 내니라 7 모세가 항상 장막을 취하여 진 밖에 쳐서 진과 멀리 떠나게 하고 회막이라 이름하니 여호와를 앙모하는 자는 다 진 바깥 회막으로 나아가며

 

 

< 장신구를 떼어내라 >

 금송아지 사건 후 하나님은 모세에게 시내산을 떠나 약속된 가나안 땅으로 올라가라고 했다. 그 명령과 함께 하나님은 사자를 앞서 보내어 가나안 족속들을 쫓아내겠다고 했다. 그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나안 땅에 이르게 하겠지만 하나님은 그들과 함께 올라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들이 목이 곧은 백성이기에 가나안으로 가는 도중에 그들을 진멸할까 염려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준엄한 말씀을 듣고 슬퍼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한 명도 자기 몸을 단장하지 않았다(4절). 그 장면에서 “단장하지 않았다.”는 말은 “장신구를 달지 않았다.”는 말이다. 당시 애도 기간에는 몸에서 장신구를 달지 않고 떼어냈다. 그만큼 하나님이 함께 하지 않겠다는 말은 그들에게 슬픈 일이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하나님은 그들에게 장신구를 떼어내라고 했다(5절). 즉 이스라엘과 함께 있으면 그들의 불순종하는 악한 모습을 보고 진멸할 것이기 때문에 회개하는 마음으로 장신구를 떼어내라고 한 것이다.

 당시 장신구에는 각종 신상들이 새겨져 있어서 알게 모르게 우상숭배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과감하게 그것을 제거하라고 했다. 그처럼 죄와 관련된 것을 과감하게 제거할 때 하나님과의 관계도 급속히 회복되고 은혜와 축복도 급속히 회복된다. 죄는 자신을 자신 되게 하지 못하게 하고 오늘을 과거 속에서 살게 하면서 미래로 나가지 못하게 한다. 기쁨 중에도 그늘짐이 있고 편안함 중에도 불안함이 있는 것은 성격이나 기질 때문도 아니고 어쩔 수 없는 환경 때문도 아니고 운명이나 유전 때문도 아니고 죄 때문이다.

 그처럼 회개하는 마음으로 장신구를 떼어냈지만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거리감이 단번에 회복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하나님이 임재하면 이스라엘이 그 죄악으로 진멸될 수도 있었기에 하나님을 따로 만날 거룩한 장소가 필요했다. 그 필요성을 느끼고 모세가 진과 멀리 떨어진 곳에 장막을 치고 그곳을 회막이라고 이름 짓고 하나님을 앙모하고 추구하는 자는 다 진 바깥의 회막으로 나아가게 했다(7절).

< 내용과 중심을 갖추라 >

 고대에는 대개 눈에 보이는 형상이나 건축물을 통해 신을 섬겼다. 금송아지 사건도 그런 관습으로 생긴 사건이었다. 하나님도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처소로 성막을 짓게 하셨다. 그러나 성막 건축에는 시간이 걸렸기에 성막을 짓기 전에 성막 역할을 대신할 임시 장막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스라엘 진 밖에 장막을 치고 그 장막을 회막이라 불렀다. 그런 과거사가 있었기에 나중에 성막이 정식으로 완공된 후에도 성막을 그대로 회막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회막이 진 안에 있으면 진이 하나님이 계신 거룩한 곳이 되지만 회막이 진 밖에 있게 되면서 회막은 진과 구별된 거룩한 곳으로 인식되었다. 그래서 백성들은 하나님과 만나려면 진에서 나와 회막으로 나아가야 했다. 그때 모세가 회막으로 나아가면 백성이 다 일어나 자기 장막문에 서서 모세가 회막에 들어갈 때까지 바라보았고 모세가 회막에 들어갈 때 구름 기둥이 내려 회막 문에 서며 하나님이 모세와 말씀했다(8-9절).

 회막이 정식 성막도 아닌 임시 장막인데도 거기에 구름 기둥이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임재가 장소와 상관이 없이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성경의 대표적인 예다. 결국 화려한 성전 건축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성전 건축이다. 하나님이 제일 싫어하시는 것은 위선이다. 속은 썩었는데 겉만 화려한 것은 사람의 눈은 속일 수 있지만 심령을 꿰뚫어 보시는 하나님의 눈은 속일 수 없다.

 물론 신앙생활에서 외형도 형식도 필요하다. 그러나 내용이 없는 외형과 형식은 의미가 없다. 내용과 중심을 갖추라. 내용이 외형을 빛나게 하고 중심이 형식을 빛나게 한다. 외적인 교양과 세련됨도 중요하지만 내적인 은혜와 진실함은 더 중요하다. 형식과 외형으로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어도 하나님의 마음은 얻을 수 없다. 형식은 미숙해도 좋고 외형은 부족해도 좋다. 하나님은 무엇보다 진실한 믿음에 반응하신다.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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