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심을 경계하라
본문말씀 : 출애굽기 30장 37-38절
37 네가 여호와를 위하여 만들 향은 거룩한 것이니 너희를 위하여는 그 방법대로 만들지 말라 38 냄새를 맡으려고 이같은 것을 만드는 모든 자는 그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라
< 허영심을 경계하라 >
성소에서 쓸 향을 만들 때는 향 만드는 법대로 최고 전문가가 최고 재료를 사용해 심혈을 기울여 최고 향품을 만들었고 향품이 상하지 않게 소금을 쳤다. 그렇게 만든 향은 얼마를 곱게 찧어 회막 안 증거궤 앞의 분향단에 두었다. 그리고 거룩한 향품은 아무나 분향 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고 만들지 못했다(37절). 또한 향품에서 나는 향기로운 냄새를 맡아 즐기려고 거룩한 향품을 만들면 역시 공동체에서 추방되었다.
향기를 맡으려고 향품을 만들지 말아야 하듯이 사람에게 보이려고 좋은 일을 하지 말라. 사람에게 보이려고 하면 좋은 일을 하고도 악취가 날 수 있다. 좋은 일을 하면 스스로 생각해도 기특한데 그것을 누군가 인정해주지 않으면 손해 보는 것 같다. 누군가 인정해주면 “별 말씀을 다하세요. 아직도 부족해요.”라고 대답할 준비는 했는데 그런 말을 할 기회조차 안 주니까 스스로 나서서 은근히 자기의 잘한 일을 드러낼 때가 있다. 그때부터 악취가 나게 된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6장 1절에서 이렇게 말씀했다.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상을 받지 못하느니라.” 마태복음 6장 2-4절에서 구제할 때 외식하는 자처럼 사람의 영광을 얻으려고 하지 말라고 말씀했고, 5-15절에서는 기도할 때도 사람에게 보이려고 하지 말라고 말씀했고, 16-18절에서는 금식할 때도 사람에게 나타내며 하지 말라고 말씀했다.
구제, 기도, 금식의 3가지는 경건한 유대인들이 꼭 해야 할 것으로 여겼기에 그것들로 인해 영적인 허영심에 빠지지 않도록 극히 조심해야 한다. 경건이 본래 목적을 잃고 과시의 수단으로 변질되면 영혼은 심각하게 병든다. 예수님은 그처럼 병든 태도를 마태복음 6장 1절에서 “사람에게 보이려고”란 표현으로 요약했다. 누가 보기에 하는 일은 ‘즐거운 일(work)’이 아니라 ‘비참한 노동(labor)’이다. 그때부터 삶은 노예의 삶이 된다.
시베리아에서 강제 노동을 경험했던 도스토예프스키는 말했다. “강제 노동의 어려움은 일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몽둥이 아래서 강제로 일해야 하는 것이었다.” 사실 수용소 밖의 농부는 그보다 더 많은 일을 할 때가 많지만 그래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스스로 그 일을 하기에 훨씬 쉽게 그 일을 한다. 그러나 남의 눈을 의식하고 하거나 강요된 상태로 하면 아무리 좋은 일도 비참한 일이 된다.
자신이 하는 좋은 일이 비참한 일이 되지 않게 하라. 사람에게 보이려고 억지로 하면 기쁨과 감사가 없고 하나님도 그런 모습을 기뻐하지 않는다. 예수님은 그렇게 사람에게 보이려고 하는 일에 대해 “그들은 자기네 상을 이미 다 받아서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씀했다. 자기가 시상자이면서 동시에 수상자인데 하나님이 왜 상을 주시겠는가?
예수님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셨다. 잘 하는 일을 드러내어 과시하지 말고 영적인 허영심을 주의하라는 말이다. 그것이 쉽지 않다. 성도가 받는 가장 큰 유혹은 영적 허영심의 유혹이다. 사탄은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를 영적인 허영심으로 유혹했고 광야에서 예수님까지 그것으로 유혹했듯이 사탄은 허영심이란 틈을 이용해 영혼을 접수하려고 할 때가 많다. 그런 영적인 허영심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
때로는 좋은 일 하고 영적으로 타락할 때가 있다. 가장 좋은 일은 자신이 좋은 일 했다는 것조차 잘 의식하지 못하고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다. 날마다 교회에 나와서 교회와 가정과 이웃을 위해 기도하지만 “내가 이만큼 기도한다.”라는 의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 진짜 기도하는 좋은 성도다. 그처럼 날마다 마음속에서 생겨나는 허영의 풍랑을 힘써 잔잔케 하고 예수님 안에서 향기 나는 삶을 사는 복된 심령이 되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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