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성의 복을 얻는 길

[ 콰야 : 우산 씌워주기 ]




본문말씀 : 열왕기상 2장 26-46절


... 41 시므이가 예루살렘에서부터 가드에 갔다가 돌아온 일을 어떤 사람이 솔로몬에게 말한지라 42 왕이 사람을 보내어 시므이를 불러서 이르되 내가 너에게 여호와를 두고 맹세하게 하고 경고하여 이르기를 너는 분명히 알라 네가 밖으로 나가서 어디든지 가는 날에는 죽임을 당하리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너도 내게 말하기를 내가 들은 말씀이 좋으니이다 하였거늘 43 네가 어찌하여 여호와를 두고 한 맹세와 내가 네게 이른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였느냐 44 왕이 또 시므이에게 이르되 네가 네 마음으로 아는 모든 악 곧 내 아버지에게 행한 바를 네가 스스로 아나니 여호와께서 네 악을 네 머리로 돌려보내시리라 45 그러나 솔로몬 왕은 복을 받고 다윗의 왕위는 영원히 여호와 앞에서 견고히 서리라 하고 46 여호야다의 아들 브나야에게 명령하매 그가 나가서 시므이를 치니 그가 죽은지라 이에 나라가 솔로몬의 손에 견고하여지니라



< 번성의 복을 얻는 길 >

 본문에는 솔로몬이 아버지 다윗의 첩인 아비삭을 아내로 구한 이복형 아도니야를 죽인 후 대대적인 숙정 작업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정권 교체 초기에는 대개 숙정 작업이 벌어지는데 솔로몬 왕도 즉위 초에 숙정 작업을 통해 번성의 기초를 놓았다. 그처럼 인생과 공동체에서 번성의 복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1. 진실하게 회개하라

 솔로몬 왕은 아도니야 편에 섰던 제사장 아비아달을 다윗 왕 때 법궤를 메었고 압살롬의 반란 때 다윗 편에 섰던 공을 참작해서 죽이는 대신 제사장 직분을 파면해 그의 고향 아나돗으로 쫓아냈다(26-27절). 율법적으로는 왕이 제사장을 맘대로 파면할 수 없었지만 아비아달이 솔로몬의 이복형으로 스스로 왕이 되려고 했던 아도니야 편에 선 것은 반역이 될 수 있기에 그를 제사장직에서 파면할 수밖에 없었다. 그 파면으로 엘리 제사장 가문은 대가 끊겼다.

 대제사장직은 아론의 네 아들 중 잘못된 분향으로 첫째인 나답과 둘째인 아비후가 죽으면서 셋째인 엘르아살과 넷째인 이다말 가문을 통해 이원화되어 계승되었다. 다윗 왕 때 2명의 대제사장 중 다윗의 사후 솔로몬 편에 선 사독은 엘르아살 가문이었고 아도니야 편에 선 아비아달은 이다말 가문이었다. 결국 솔로몬이 왕이 되고 아도니야 편에 선 아비아달이 파면되어 그때부터 대제사장직은 엘르아살 가문의 사독 후손으로 일원화되어 계승되었다. 그 사독 후손을 중심으로 후일에 대제사장 지지파인 사두개파가 생겼다.

 아도니야가 죽고 아비아달이 파면된 소식이 들리자 아도니야 편에 선 군사령관 요압은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 것을 느끼고 여호와의 장막으로 도망가서 제단 뿔을 잡았다(28절). 여호와의 장막으로 들어가 제단 뿔을 잡는 것은 회개를 상징하는 행위지만 요압은 진실한 회개도 없이 그 얼마 전에 아도니야가 제단 뿔을 잡고 나서 솔로몬으로부터 목숨을 구한 사실을 알았기에 자신도 그러면 살 줄 알고 제단 뿔을 잡았다. 그러나 그의 형식적이고 계산적인 회개 행위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하나님은 가장 원하시는 것은 나의 능력보다 나의 회개다. 진실한 회개로 하나님만 바라보면 능력이 부족해도 놀라운 변화의 역사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나의 소유나 위치나 환경보다 나의 회개가 중요하다. 사람은 고쳐서 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죽여서 쓸 수는 있다. 그래서 ‘이전의 나’의 죽음을 전제로 하는 참된 회개가 중요한 것이다. 진심으로 회개하면 극적으로 살 길이 열리고 더 나아가 신기하게 복된 길도 열린다. 참된 회개는 참된 변화를 일으키고 더 나아가 번성의 은혜를 따르게 한다.

2. 좋은 씨를 심으라

 요압이 여호와의 장막으로 도망쳐 제단 뿔을 잡은 사실을 누군가가 솔로몬 왕에게 알리자 왕은 브나야를 보내 요압을 죽이게 했다(29절). 왜 솔로몬은 제단 뿔을 붙잡고 목숨을 구걸하는 요압을 과감히 죽였는가? 그 조치에 대한 정당성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즉 요압이 다윗의 허락도 없이 의롭고 선한 군사령관들이었던 아브넬과 아사마를 칼로 죽인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32절). 결국 요압은 사적인 원한과 질투로 아브넬과 아마사를 죽인 죗값을 한참 후에 받게 되었다.

 심은 대로 거둔다. 악을 심으면 악의 열매를 거두고 선을 심으면 선의 열매를 거둔다. 결국 오늘 선행의 씨를 뿌리는 것은 미래의 복을 저축하는 것과 같다. 언젠가 저축된 복을 인출해 쓸 날이 반드시 온다. 그러므로 힘들 때는 좋은 씨를 심는 데 더욱 힘쓰라. 특히 교회와 선교를 위한 은밀한 헌신과 거룩한 수고는 결코 헛되지 않아 반드시 보상이 있고 이 땅의 열매가 없으면 하늘의 상급이나 후대의 복으로 연결될 것이다.

 히브리서 3장 13절에는 매일 피차 권면하라는 말씀이 있다. 매주나 매달이 아닌 매일 서로 격려함으로 복을 저축해 놓으라. 스스로를 열심히 격려해서 자신감을 찾고 사랑하는 사람도 열심히 격려해 주라. “당신과 있을 때마다 행복하고 힘이 나요.” 그보다 더 격려되는 말은 이런 말이다. “당신의 존재 자체가 내게는 너무 소중해요.” 가장 격려되는 말은 이런 말이다. “당신을 만나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요.”

 자녀에게도 종종 말해 주라. “너를 주신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하는지 아니? 너만 보면 참 기쁘다. 네가 참 자랑스럽구나. 너는 훌륭하게 될 거야.” 그런 말들은 단순한 칭찬이 아니라 복의 씨를 뿌리는 것으로서 자녀가 평생 간직하고 싶은 축복의 보물쪽지가 된다. 때로는 50초의 말이 50년의 인생을 좌우한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오늘은 더 멋지게 보여요.”라는 말은 살아갈 힘과 살아낼 힘을 준다. 지금 좋은 언행의 씨를 열심히 뿌려서 주위를 밝히면 내 영혼도 밝아지고 하나님이 나의 앞날도 밝게 만들어 주실 것이다.

3. 흔들림을 이겨내라

 다윗은 솔로몬에게 요압에 대한 처형 유언을 남겼다(왕상 2:5-6). 요압이 살아있으면 계속 솔로몬 왕을 흔들어 수시로 반역 위협에 시달릴 줄 알았기 때문이다. 솔로몬은 요압의 처형으로 다윗과 다윗 가문에 영원한 하나님의 평강이 있을 것을 확신했다(33절). 결국 요압은 브나야에 의해 죽고 대신 브나야가 군사령관이 되고 아비아달의 제사장 직분을 사독이 대신하게 해서 대제사장의 일원론 체제가 확립되었다(34-35절). 그때부터 왕위와 대제사장 직분이 함께 견고해졌다.

 누군가를 제거하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지만 공동체를 살리려고 불의한 싹을 자르고 의를 굳건히 세우기 위해 때로는 필요하다. 다만 불의한 싹을 자른다는 명목으로 의로운 사람을 희생시킬 수 있기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늘 개인감정을 배제하고 하나님의 사랑과 지혜를 앞세워야 한다. 어디에 가든지 의의 편에 서서 흔들리지 말라. 살면서 방향과 방법과 방침을 바꾸는 유연함은 갖추되 고난과 시련 때문에 잠시는 흔들려도 쉽게는 흔들리지 말라.

 필자의 목양실에 있는 4개의 화분 식물들은 몇 개월 혹은 몇 년을 햇빛도 없이 잘 자라고 있다. 처음에는 잘 살리겠다고 물을 자주 주니까 뿌리가 썩으면서 점차 죽어갔다. 그 후 물을 적게 주고 또한 줄 때도 식물 뿌리에 물이 직접 닿게 하지 않고 주변 흙에 주니까 그때부터 점차 살아났다. 적은 수분을 향한 강한 열망으로 뿌리가 강건해져서 점차 살아난 것 같다. 게다가 가끔 손가락으로 식물 줄기를 퉁퉁 튕기며 줄기와 잎을 흔드니까 수분과 영양분 소통도 원활해지면서 식물 전체가 건강해진 것 같다.

 식물도 흔들림이 있어야 생명력이 강해지고 꽃도 피듯이 사람도 흔들림이 있어야 인생의 뿌리와 줄기가 강건해진다. 인생의 흔들림을 믿음을 굳세게 하는 기회로 삼으라. 누구에게나 삶의 고통은 있다. 고통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고통 앞에서 흔들림이 없이 굳게 서서 고통의 순간을 배움의 기회로 활용하라. 사람은 고통 자체보다 고통으로 인한 죄의식과 편견에 더 잘 흔들린다. 그때 하나님의 약속 위에 굳게 서서 흔들림을 이겨내면 조만간 찬란한 번성의 때가 반드시 올 것이다.

4. 끊어낼 것을 끊어내라

 아드니야와 아비아달과 요압을 숙정한 후 바로 이어 다윗을 모독했던 시므이를 처형했다. 어떻게 처형했는가? 시므이는 베냐민 지파의 유력자였기에 그를 분명한 죄도 없이 처형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그냥 놔두면 언제든지 반역 세력에 가담할 수 있기에 솔로몬은 그에 대한 주거 제한 조치를 내려 예루살렘에 집을 짓고 살면서 어디든지 나가지 말라고 했고 기드론 시내를 건너면 반드시 죽는다고 했다(36-37절). 시므이도 왕명에 따르겠다고 약속하고 예루살렘에 3년쯤 머물렀다(38절).

 3년 후 어느 날 시므이의 두 종이 가드 왕 마아가의 아들 아기스에게 도망갔는데 누군가가 시므이에게 그 사실을 알려 주었다(39절). 그때 시므이는 그 종을 찾으려고 일어나 나귀를 타고 가드로 가서 아기스로부터 그의 종을 데려왔다(40절). 그처럼 시므이가 가드에 갔다가 돌아온 일을 누군가가 솔로몬 왕에게 말했다(41절). 왕은 사람을 보내어 시므이에게 왜 주거 제한 명령을 어기면 죽는다는 너의 맹세와 나의 명령을 어겼느냐고 하면서 브나야를 시켜 시므이를 죽였다. 그렇게 솔로몬이 숙정 작업을 잘 마무리해서 나라가 견고해졌다(46절).

 솔로몬 즉위 초기에 아도니야를 죽이고 아비아달을 파면하고 요압과 시므이에 대한 정당한 법 집행으로 처형해서 나라가 견고해진 것은 공동체를 견고하게 만들고 번성의 복을 얻으려면 끊을 것을 과감히 끊어야 한다는 도전을 준다. 끊어야 할 것을 끊지 않으면 복과 성장이 막히면서 언젠가 고난의 불세례를 맞지만 의와 말씀을 따라 끊어야 할 것을 과감히 끊으면 은혜도 넘치게 되고 번성의 복도 뒤따른다.

 오래 전에 한 시골 교회의 장로는 장로이면서도 술과 담배를 끊지 못했다. 그래서 영적으로는 늘 위축된 상태였다. 당시에 시골에서는 화장실에 구더기가 끓으면 가끔 석유를 부었는데 그날따라 석유가 없어 아내가 대신 휘발유를 부었다. 그것을 모르고 그 장로가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버렸다가 불길이 확 치솟아 몸에 화상을 입었다. 그때부터 그는 술과 담배를 끊고 진짜 신실한 장로가 되었다.

 하나님은 외형적인 크기나 소유나 직분보다는 내면의 중심을 보신다. 그러므로 과시적이고 형식적인 신앙을 버리고 진실한 회개와 최고의 헌신을 앞세우라. 그리고 복 받을 생각보다는 먼저 하나님의 뜻대로 살고 드릴 생각부터 하라. 자신의 여러 종교적인 행위와 교회 직분을 내세워 자신의 영성을 높게 여기지도 말라. 많이 아는 것도 자랑하지 말라. 사탄의 종도 지식적으로는 나보다 더 많이 알 수 있다. 그처럼 모든 인간적인 자랑거리를 과감히 끊고 하나님 중심적인 겸손한 믿음을 통해 내일의 번성의 복을 예비하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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