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일까요 91
<사랑일까요 91>
어딘가에 숨어 단단하게 견디며
영글고 있는 줄 알았던 마음이
어느 쪽으로든 나아가지 못한 채
그 곳에 못박혀 있었습니다.
가만히 걸어나와 바라 봅니다.
단단히 뭉친 덩어리
두려움 덩어리
괴로움 덩어리
실망의 덩어리
어쨌든 하나의 덩어리였습니다.
섣부른 위로대신
덩어리 하나하나를 살폈습니다.
사소한 것들
사소하게 싫었던 것들이
조금씩 쌓여 뭉치가 된 것이었습니다.
사소한 것도
계속 쌓다 보면 묵직해 집니다.
대응에 힘쓰다가
주변만 살피다가
사소한 것쯤이란 우쭐함이
마음에 덩어리를 만든 것입니다.
내가 나를 그렇게 대해 왔던 겁니다.
그렇게 마음이 굳어져 갔던 겁니다.
그저 바라봅니다.
그냥 바라봅니다.
입은 열지 않습니다.
머리도 쉬게 합니다.
스며들었던 것들과
스며들려한던 것들이
연기처럼 사라져 갑니다.
눈을 뜹니다.
예전처럼 주위를 흘끔거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새벽 빛처럼 환한 얼굴로
내 시간 앞에 섭니다.
나는
나와
말 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헤어진연인들을위하여
#이별후에
#후폭풍아닙니다
#그저잊혔던나와의시간입니다
#사랑은나로부터시작됩니다
- 그림 : #타츠히토호리코시 #BloodAndRibb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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