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을 예비하는 절제

 

[ 조숙연 작가 : 행복을 달리는 회전목마 ]



본문말씀 : 잠언 25장 16-25절


16 너는 꿀을 보거든 족하리만큼 먹으라 과식함으로 토할까 두려우니라 17 너는 이웃집에 자주 다니지 말라 그가 너를 싫어하며 미워할까 두려우니라 18 자기의 이웃을 쳐서 거짓 증거하는 사람은 방망이요 칼이요 뾰족한 화살이니라 19 환난 날에 진실하지 못한 자를 의뢰하는 것은 부러진 이와 위골된 발 같으니라 20 마음이 상한 자에게 노래하는 것은 추운 날에 옷을 벗음 같고 소다 위에 식초를 부음 같으니라 21 네 원수가 배고파하거든 음식을 먹이고 목말라하거든 물을 마시게 하라 22 그리 하는 것은 핀 숯을 그의 머리에 놓는 것과 일반이요 여호와께서 네게 갚아 주시리라 23 북풍이 비를 일으킴 같이 참소하는 혀는 사람의 얼굴에 분을 일으키느니라 24 다투는 여인과 함께 큰 집에서 사는 것보다 1)움막에서 혼자 사는 것이 나으니라 25 먼 땅에서 오는 좋은 기별은 목마른 사람에게 냉수와 같으니라



< 사랑의 거리 두기를 하라 >  

 몇 년 전 우크라이나의 한 커플이 사랑 확인을 위해 밸런타인데이 때부터 서로의 손을 쇠사슬로 묶고 함께 지내는 기록에 도전했다. 그 후 123일 만에 기자들 앞에서 절단기로 쇠사슬을 끊어내자 둘은 즉시 멀리 떨어지면서 여자가 먼저 만세를 외쳤다. 그 실험으로 둘의 결혼 계획은 물론 연인 관계도 완전히 끝났고 서로 다시는 보지 않도록 다른 지역에서 살기로 합의했다.

 도전 처음에는 늘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지만 그 행복은 금방 끝났다. 특히 화장실에 갈 때나 목욕할 때 쇠사슬에 묶여 함께 지내는 것은 큰 고역이었다. 인조 속눈썹을 만드는 일을 했던 여자는 자신의 일을 포기하고 자동차 부품을 판매하는 남자의 일을 돕는 것이 불만이었고 남자는 아침마다 거울 옆에 서서 여자의 화장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불만이었다. 그런 불만이 계속 누적되다가 어느 날 예전의 자유를 찾고 싶다면서 4시간 동안 큰 말다툼을 벌인 후 결국 쇠사슬을 끊고 이별한 것이다.

 아무리 사랑하는 연인이나 부부간에도 각자의 사생활이 필요하다. 로미오와 줄리엣도 쇠사슬로 묶어놓고 생활하라면 100일도 되기 전에 헤어질 것이다. 서로의 사생활을 적절하게 존중해 줄 때 교양과 예절이 몸에 배이고 서로에게 감사하게 된다. 행복의 고수는 남을 최대한 편하게 해 주는 사람이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늘 내 옆에 가까이 두려고 집착하지 말라. 집착이 없어야 행복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 복을 예비하는 절제 >

 아무리 좋은 것도 지나치면 좋지 않게 된다. 좋은 것도 절제할 줄 알라. 구체적으로 복을 예비하려면 어떤 절제가 필요한가?  

1, 음식의 절제

 아무리 좋은 음식도 과식하면 안 된다(16절). 사해는 물을 받아들이기만 하고 내보내지 않아 죽은 호수가 되었다. 혼자 먹기만 하면 죽는 인생이 된다. 잘 먹은 후 꾸준히 운동하고 더 나아가 먹을 것을 남과 나누려고 해야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채우려고만 하지 말고 비우려고도 하라. 공동체에서 나눔이 없으면 나뉨이 생긴다.

 돈이 많은 것이 죄가 아니라 돈을 나눌 줄 모르는 것이 죄다. 돈이 많은 사람보다 돈을 많이 나누는 사람이 부자이고 돈이 없는 사람보다 돈을 나눌 줄 모르는 사람이 빈자다. 돈을 통장에 쌓아놓기만 하는 과도한 저축도 좋지 않다. 돈은 ‘돌다’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 돈을 돌게 해야 경제의 혈맥이 막히지 않는다. 열심히 벌고 적절한 소비와 투자와 나눔으로 돈이 돌게 하는 역할도 잘 해내라. 배고픈 이웃을 배불리려고 해야 내면의 배고픔이 채워진다.

 작은 나눔부터 실천하되 점차 나눔의 수준이 커져서 크게 나누려는 꿈과 비전을 가지라. 외식 한 번 덜 하고 미장원 한 번 덜 가서 절약한 돈으로 선교와 구제를 위해 드리는 것도 복된 마음이지만 거기서 머물지 말라. 내가 외식 한 번 덜 하고 미장원 한 번 덜 가면 자영업자의 수입은 그만큼 줄어든다. 차라리 외식을 한 번 더 하고 미장원 한 번 더 가면서도 선교와 구제를 위해 넉넉히 드리는 마음과 능력을 추구하라.

 하나님은 나눔과 섬김이 있는 곳에 임하시기에 성령 충만은 사실상 나눔과 섬김이 충만한 것이다. 지금 삶이 곤고하고 공허하고 무기력하면 가정과 교회와 일터에서 나눔과 섬김을 새롭게 결단하고 실천하라. 그러면 삶으로 드리는 예배와 기도가 이뤄지고 성령 충만과 더불어 기쁨과 행복도 충만해진다. 그처럼 먹는 것과 가지는 것을 절제하면서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면 은혜와 사랑과 행복 지수가 크게 높아질 것이다.

2. 만남의 절제

 본문 17절을 보라. “너는 이웃집에 자주 다니지 말라 그가 너를 싫어하며 미워할까 두려우니라.” 가끔 방문하면 환영받을 수 있는데 너무 자주 방문해서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말라. 할 일이 많은 사람은 방문객 환대에 시간을 너무 많이 쓸 수 없다. 시간이 널널한 사람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면 바쁜 이웃에게는 시간 도둑질이 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만남도 절제하라.

 본문 24절을 보라. “다투는 여인과 함께 큰 집에서 사는 것보다 움막에서 혼자 사는 것이 나으니라.” 이 말씀은 배우자와 다툼이 잦다고 이혼해서 혼자 살라는 말이 아니라 다툼이 없도록 힘쓰라는 말씀이다. 다툼이 없도록 지혜로운 방법을 찾아 실천하라. 작은 집에서 많은 사람이 함께 지내면 신경도 많이 쓰이고 다툼도 많아진다. 그때는 일터, 학교, 도서관, 자연 등으로 가서 가정의 인구밀도를 낮추는 데 일조하라.

 어떤 아빠는 딸들이 성인이 되면서 집에 있는 시간보다 일터에 있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그러자 그의 아내와 딸들은 더 편하게 여기고 행복 지수가 높아졌다. 아무리 끈끈한 가족이라도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존중해 주라. 혼자 있으면서 하나님과 기도로 대화하거나 그윽한 커피 향을 즐기며 독서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잠시 떨어져 주는 타인 감수성을 발휘하면 가족의 행복 지수가 높아질 것이다.

 배우자가 최고의 미남미녀라도 늘 집안에서 어슬렁거리고 심지어 침대에서 계속 함께 누워 있자고 하면 점차 게으른 배우자에 대한 회의가 생기고 심지어 환멸까지 생길 것이다. 나의 빈둥거리는 모습을 상대에게 너무 많이 보여 주지 않으려는 것도 배려다. 가끔 떨어져 주는 것은 가정의 행복 지수는 물론 인생의 행복 지수를 크게 높인다. 그러므로 너무 붙어 있지 말고 좋은 사람과의 만남도 절제해서 그 만남을 더 즐겁게 만들라.

3. 말의 절제

 본문 25절을 보라. “먼 땅에서 오는 좋은 기별은 목마른 사람에게 냉수와 같으니라.” 좋은 기별과 좋은 말은 사람에게 큰 힘이 된다. 사도 바울의 선교 사역에 실제적인 큰 힘이 된 것은 2가지였다. 하나는 가끔 후원자로부터 전해진 후원금이었다. 바울은 천막 만드는 일을 하면서 전도했다. 그런데 틈틈이 은혜 받은 성도와 교회로부터 후원금이 주어지면 천막 만드는 일을 하지 않고도 복음 사역을 할 수 있었다. 사역자가 사역에 전념하도록 재정적인 지원을 넉넉히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한 사명으로 알고 힘쓰라.

 또 하나는 가끔 동역자로부터 전해진 사랑의 편지였다. 예를 들어 디모데가 전한 데살로니가교회의 믿음과 사랑에 관한 소식과 그 교인들이 자신을 간절히 그리워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울은 궁핍과 환난 중에도 위로를 받았고 그들이 주 안에 굳게 서 있어서 자신이 살 것 같다고 했다(살전 3:6-8). 굳건한 믿음과 사랑의 후원과 기별로 사역자를 살 것 같게 만들라. 사업할 때도 교회에 좋은 소식을 전하고 힘이 되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힘써 사업해서 성공하고 후원하라.

 좋은 소식을 전할 때는 거짓이 없게 하라. 본문 18절을 보라. “자기의 이웃을 쳐서 거짓 증거하는 사람은 방망이요 칼이요 뾰족한 화살이니라.” 이웃을 치는 거짓 증거는 방망이나 칼이나 화살로 이웃을 죽이는 행위다. 거짓말도 삼가야 하지만 거짓 증거는 더욱 삼가라. 특히 말을 화려하게 너무 많이 하면 진실하지 못한 말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더 나아가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커지기에 말을 절제하면서 좀더 진실하기에 힘쓰라.

4. 기쁨의 절제

 본문 20절을 보라. “마음이 상한 자에게 노래하는 것은 추운 날에 옷을 벗음 같고 소다 위에 식초를 부음 같으니라.” 소다 위에 식초를 부으면 부글부글 끓는 발효 현상이 나타난다. 마음이 상한 자 앞에서 눈치도 없이 즐거운 노래를 부르면 마음이 상처로 더 부글부글 끓는다. 잔칫날에 장례 찬송을 불러도 안 되지만 장례식 때 기쁜 찬송을 불러도 안 된다. 기쁘고 즐거운 노래도 때로는 절제할 줄 알라.

 슬플 때 할 일이 있다. 누군가가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슬픔 중에 있어도 같이 진심으로 기뻐해 주는 일이다. 반대로 기쁠 때 할 일이 있다. 누군가가 슬퍼하고 애통해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기쁨 중에 있어도 그 기쁨을 절제하는 일이다. 성인이란 그렇게 기쁜 상황과 슬픈 상황을 잘 요리하는 사람이다. 남에게 삶의 용기와 도전을 주려고 기쁨과 행복과 성공 스토리를 나눌 때도 지혜롭게 절제하며 나누라. 그처럼 기쁨을 절제하려면 마음을 잘 다스리라(28절). 특히 열등감을 잘 다스리라.

 내게 부족한 것이 많아도 하나님이 나를 사용하실 것이란 믿음만은 확고히 가지라. 그런 믿음과 함께 찬란한 꿈이 있어도 현실을 바라보면 내가 정말 크게 쓰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 생각에 지배되지 말고 꿈과 비전이 위축될 때마다 기도하라. “하나님! 저에게 능력과 지혜와 창조성을 주셔서 녹슬어 버려지기보다 닳아서 버려지게 하소서.” 십자가를 회피하며 녹슬어진 상태로 인생을 끝내려고 하지 말고 십자가를 지고 닳아진 상태로 하나님 앞에 가려고 할 때 그의 천국 영광은 어느 누구보다 찬란할 것이다.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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