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은 책임이다

 

[ 샤갈 : 모세와 떨기나무 ]


본문말씀 : 출애굽기 19장 5-6절


5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6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할지니라



< 제사장의 특권과 책임 >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의 힘든 여정을 지내면서 출애굽의 은혜를 잊고 누군가 불평했다. 사람은 감정에 휩쓸리기 쉬워서 한 사람이 불평하면 금방 감사를 잊고 그 불평에 물들기 쉽다. 불평은 언제나 큰 실패로 귀결된다. 그래서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은혜를 상기시키고 다시 언약을 새롭게 하며 하나님 말씀을 잘 지키면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이 되고 제사장 나라와 거룩한 백성이 되게 하시겠다고 했다(5-6절).

 고대에 제사장이 된다는 것은 엄청난 특권이었다. 당시에는 왕도 제사장을 함부로 못했다. 그러나 그 특권을 책임으로 발전시켜야 그 특권이 진짜 축복이 되고 또한 그 특권이 없는 사람도 그 특권을 가진 사람을 존경하고 존중한다. 특권은 일반인을 부리면서 누리며 살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고 일반인을 돌보며 희생하고 헌신하라고 주어진 것이다.

 고대에 제사장은 자기감정도 봉헌해야 했다. 가족이 죽어도 슬픔을 지나치게 표출할 수 없었다. 그래야 고통에 빠진 영혼에게 든든한 믿음의 기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백성을 위해 제사를 드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복과 평안을 빌어주어야 했다. 그처럼 제사장은 특권을 누리는 사람이 아니라 책임을 지고 섬기는 사람으로서 제사장직은 감투로 주어진 직분이 아니라 헌신하라고 주어진 직분이다. 특권을 책임으로 승화시키라.

 고대 유대 제사장은 자기 귀에 피를 발랐다. 말씀대로 살겠다는 뜻이다. 엄지손가락에도 피를 발랐다. 자기 재능을 하나님을 위해 쓰겠다는 뜻이다. 발가락에도 피를 발랐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곳으로 가겠다는 뜻이다. 또한 제사장들은 백성을 깨우는 일을 했다. 그래서 아침마다 은 나팔을 불었고 그 나팔로 안식일과 희년을 선포하고 전쟁의 경보를 울리면서 백성들을 일깨우는 일을 했다.

< 특권은 책임이다 >

 백성들 중에 제사장이 선택되듯이 나라 중에도 제사장 나라로 쓰이는 나라가 있다. 구약 때는 이스라엘이 제사장 나라로 쓰임 받았다. 그 제사장 나라의 특권을 책임으로 인식하지 않으면 그 특권적인 축복은 사라진다. 지난 몇 십 년간 한국 교회는 엄청난 성장의 축복을 받았다. 그 축복을 책임으로 느끼는 성숙함을 가지고 이웃 나라와 민족을 섬김으로 이끄는 제사장 나라를 꿈꿔야 한다.

 항상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선택은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다.”란 사실이다. ‘한민족의 선택’이 ‘타민족의 외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선택한 것은 소수로서 다수를 섬기기 위한 것처럼 하나님이 한국을 택한 것은 세계를 섬기게 하려는 하나님의 계획이다. 그 계획을 외면하고 선택을 책임으로 연결시키지 않으면 선택은 오히려 화근이 된다.

 선교는 한민족에게 숙명과도 같은 사명이다. 실제로 고난 받은 예수님처럼 고난을 거친 백성만이 세계선교를 잘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적으로 고난을 많이 받았고 동시에 현재 상당한 교회 역량을 갖춘 한국은 제사장 나라가 되기에 가장 합당하다. 그러나 선택을 특권이 아닌 책임으로 받아들여 제사장 나라로서 남을 복되게 하기 위해 선교에 힘써야 하고 그것을 위해 자기를 극복하고 물질주의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돈이 많아도 표정은 늘 어둡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돈이 없어도 얼굴이 해처럼 빛난다. 누가 진짜 부자인가? 후자처럼 진짜 부자가 되어 거룩한 사명에 관심을 두면 점차 드리고 나누고 베풀 수 있는 믿음과 능력도 주어진다. 베드로는 “오직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이라!”고 했다. 에녹처럼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고 아브라함처럼 하나님의 부름을 따라 살라. 얼마나 많이 소유하며 사느냐보다 어떻게 성도답게 특권을 책임으로 승화시키며 사느냐가 중요하다.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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