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은 '죽음'에서 시작된다

[ 김옥순 수녀님 성화 : 오소서 성령이여 ]

 


     자녀들아 모든 일에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는 주 안에서 기쁘게 하는 것이니라 (골로새서 3:20)




 한 대학생 딸이 용돈을 벌려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아빠는 딸이 그 시간에 더 공부하길 원했지만 딸은 아빠 말을 듣지 않았다. 어느 날 초저녁부터 자정까지 대형 마트에서 힘들게 일하고 새벽 한 시쯤 귀가했다. 아빠가 깨지 않게 조용히 움직이는데 갑자기 아빠 머리맡에 ‘퇴직금’이라고 적힌 봉투가 보였다. 슬쩍 그 안을 살펴보고 그녀는 울기 시작했다. 아빠가 왜 갑자기 직장을 그만뒀는지 이유를 알았기 때문이다.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못하는 아빠가 퇴직금으로 자신의 등록금을 마련한 것이었다.

 자녀를 생각하는 부모 마음은 늘 앞서는데 부모를 생각하는 자녀 마음은 늘 뒤처진다. 옛날 어머니들은 ‘살림’을 잘하려고 매일 죽어야 했다. 모든 ‘살림’은 ‘죽음’에서 출발한다. 죽지 않고 살리는 길은 없다. 성도의 핵심 과제는 잘 죽는 것이다. 죽으면 많은 것을 살릴 수 있다. 내가 죽어야 배우자도 살고 가정도 살고 교회도 살고 나라도 산다. 십자가의 헌신이 없으면 참된 사랑을 모르게 되고 활기참 뒤에 급히 따라오는 공허함만 넘치게 된다.

 예수님은 우리를 살리려고 죽으셨다. 예수님의 사랑에 가장 근접한 사랑이 어머니의 사랑이다. 어머니는 보혜사 성령님처럼 늘 자녀와 마음을 함께한다. 옛날 어머니들의 일생은 식모의 일생과 같았다. 모두 가난할 때 자녀는 철없이 밥을 다 먹고도 어머니의 누룽지까지 뺏어 먹었지만 어머니는 배고픔을 참고 자녀만 배불리 먹이셨다. 그런 어머니의 눈물로 자녀는 잘 자랐다. 대부분의 부모는 그런 사랑으로 자녀를 키웠다. 이제는 내가 그 사랑을 부모와 누군가에게 갚을 차례다.




    하나님! 내가 죽어야 많은 것을 살릴 수 있음을 기억하고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랑을 누군가를 위해 베풀게 하소서.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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