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인간 コンビニ人間

 




#책

#편의점인간 #コンビニ人間

#무라타사야카 #村田沙耶香

#옮긴이_김석희 #펴낸곳_살림

정상(적인) 사람, 행동, 생각
평범(한) 사람, 행동, 생각
보통(의) 사람, 행동, 생각
그리고 그런 인간들의 일상.

과연 정상이고 평범하며 보통일까?
그 선의 안과 밖이 있을까?

안과 밖, 선상.
어디가 정상이고 보통의 삶일까?

나는 정상적이며 보통의 삶을 원하는 걸까? 과연!

나는 정상인가?

붙들린 관념.
붙든 사상.
접목의 삶.

돌아본다.



- 욕심 난 문장들


속도가 승부를 가르므로, 머리는 거의 쓰지 않고 내 안에 배어 있는 규칙이 육체에 지시를 내리고 있다.


편의점 점원으로 '태어나기' 전의 일은 뭔가 어렴풋해서 선명하게 생각나지 않는다.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모두 입을 모아 작은 새가 불쌍하다고 말하면서, 흐느껴 울며 그 주위에 핀 꽃줄기를 억지로 잡아 뜯어 죽이고 있었다. "아름다운 꽃이네 분명 작은 새도 기뻐할 거야"라고 말하는 광경을 보고 있자니 다들 머리가 이상한 것 같았다.


부모님은 나를 소중히 여겨 사랑해 주었고, 그랬기에 언제나 나를 걱정했다.


"어쨌든 애정을 쏟으면서 천천히 지켜봅시다."하는 따위의 들으나마나 한 말을 듣고, 부모님은 열심히 나를 아끼며 사랑으로 나를 키워 주셨다.


나는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점점 어른이 되어갔다.


휑뎅그렁한 곳


그전까지 나에게 "이것이 평범한 표정이고 목소리는 이런식으로 내는 것"이라고 가르쳐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양한 사람이 제복을 입고 '점원'이라는 균일한 생물로 다시 만들어져 가는 것이 재미 있었다.


그때 나는 비로소 세계의 부품이 될 수 있었다. 나는 '지금 내가 태어났다'고 생각했다. 세계의 정상적인 부품으로서의 내가 바로 이날 확실히 탄생한 것이다.


다만 완벽한 매뉴얼이 있어서 '점원'이 될 수는 있어도, 매뉴얼 밖에서는 어떻게 하면 보통 인간이 될 수 있는지, 여전히 전혀 모르는 채였다.


왜 몇 년 동안이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지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할 수가 없었다.


가게는 청결한 수조 안에서 지금도 기계장치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지금의 '나'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거의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이다.


내 말투도 누군가에게 전염되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 전염하면서 인간임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 몸속에 분노라는 감정은 거의 없다. 일할 사람이 줄어서 곤란하구나 생각할 뿐이다.


분노가 치밀 때 협조하면, 불가사의한 연대감이 생기고 모두 내 분노를 기뻐해 준다.


나 자신 속에 '아침'이라는 시간이 운반되어 오는듯한 느낌이 든다.


내가 섭취하는 '세계'가 바뀌었으니까.


후리후리하게 키가 커서 철사 옷걸이처럼 보인다.


이상한 사람한테는 흙발로 쳐들어와 그 원인을 규명할 권리가 있다고 다들 생각한다. 나한테는 그게 민폐였고, 그 오만한 태도가 성가시게 느껴졌다.


그 옹색할 만큼 좁아 보이는 몸 속에 내장은 어떻게 들어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자기가 하는 일인데도 그 직업을 차별하는 사람도 가끔 있다.


내가 보기에 차별하는 사람은 두 종류가 있다. 한 부류는 차별에 대한 충동이나 욕망을 자기 내면에 지니고 있지만, 또 한 부류는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여 아무 생각 없이 되는대로 차별 용어를 연발할 뿐이다.


내가 이물질이 되었을 때는 이렇게 배제를 당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정상 세계는 굉장히 강제적이라서 이물질은 조용히 삭제된다. 정통을 따르지 않는 인간은 처리된다. 그런가? 그래서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 고치지 않으면 정상인 사람들에게 삭제된다. 가족이 왜 그렇게 나를 고쳐 주려고 하는지, 겨우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육체 노동자는 몸이 망가지면 '쓸모 없는' 존재가 되어 버린다. 아무리 성실해도, 분발하여 열심히 노력해도, 몸이 나이를 먹으면 나도 이 편의점에서 쓸모 없는 부품이 될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 '쓸만한' 도구다. 안도와 불안, 양쪽을 내장에 품고


피해자 의식은 강한 데 자신이 가해자일지 모른다고는 생각지 않는 사고 회로


나는 어딘가에서 변화를 바라고 있었다. 그것이 좋은 변화든 나쁜 변화든, 교착 상태에 빠진 지금 보다는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


여동생은 뭔가 멋대로 사연을 만들어 내어 감동하고 있었다.


나는 내일 또 일하기 위해 눈 앞의 먹이를 몸 속에 채워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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