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기도

 

[ 지거 쾨더 : 욥 ]



본문말씀 : 다니엘 9장 1-19절


1 메대 족속 아하수에로의 아들 다리오가 갈대아 나라 왕으로 세움을 받던 첫 해 2 곧 그 통치 원년에 나 다니엘이 책을 통해 여호와께서 말씀으로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알려 주신 그 연수를 깨달았나니 곧 예루살렘의 황폐함이 칠십 년만에 그치리라 하신 것이니라 3 내가 금식하며 베옷을 입고 재를 덮어쓰고 주 하나님께 기도하며 간구하기를 결심하고 4 내 하나님 여호와께 기도하며 자복하여 이르기를 크시고 두려워할 주 하나님, 주를 사랑하고 주의 계명을 지키는 자를 위하여 언약을 지키시고 그에게 인자를 베푸시는 이시여 5 우리는 이미 범죄하여 패역하며 행악하며 반역하여 주의 법도와 규례를 떠났사오며... 19 주여 들으소서 주여 용서하소서 주여 귀를 기울이시고 행하소서 지체하지 마옵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주 자신을 위하여 하시옵소서 이는 주의 성과 주의 백성이 주의 이름으로 일컫는 바 됨이니이다



<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기도 >

 다니엘 9장은 ‘예언의 척추’란 별칭이 붙고 기도의 가치를 알려 주는 <다니엘>의 핵심 장이다. 이 장에 나오는 유대인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이 담긴 환상은 다리오 왕 원년(주전 539년)에 본 다니엘의 셋째 환상이다. 그 환상에서 하나님은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70이레’의 예언을 전하는데 그 예언이 어떻게 주어졌는가? 다니엘이 유다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기 때문이다(3-19절). 본문이 주는 교훈으로서 하나님은 어떤 기도를 기뻐하시는가?

1. 순종의 기도
 
 당시 다니엘은 책을 통해 유대인의 패망 생활이 70년 만에 끝난다는 예레미야가 전한 하나님의 말씀(렘 25:11-12; 29:10)을 붙들고 기도했다(2절). 타 종교에도 기도가 있고 때로는 그들의 기도가 더 뜨겁고 정성스러울 수 있다. 그러면 기독교의 기도는 어떤 점에서 가장 다른가? 성경과 말씀을 앞세워 기도한다는 점이다. 믿음의 기도란 성경과 말씀 안에서 바른 믿음을 가지고 기도하는 것이다. 기도할 때 말씀을 외면하고 기도하면 응답 받기도 힘들지만 응답 받은 것도 사실상 좋은 것이 아니다.

 비행기가 난기류에 휩쓸리면 눈을 질끈 감고 “하나님! 도와주세요.”라고 기도만 하지 말고 눈을 부릅뜨고 기도하면서 방법을 찾고 비상 매뉴얼대로 조치해야 한다. 인생의 비상 매뉴얼 중 최대 매뉴얼은 성경이다. 성경 말씀을 붙잡고 더 나아가 말씀에 순종하면서 기도하라. 하나님은 내 뜻을 넘어 하나님의 뜻대로 기도하는 것을 기뻐하신다. 기도는 나를 위해 하나님을 일하시게 하는 것 이전에 하나님이 하시려는 일에 내가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2. 겸손한 기도

 다니엘은 기도할 때 먼저 금식을 결심했다(3절). 금식은 기도를 능력 있게 만드는 특단의 조치다. 가끔 먹는 것도 잊어버리고 놀거나 일할 때가 있다. 그만큼 노는 것과 일하는 것에 정신을 쏟기 때문이다. 금식도 일시적으로 하나님과 기도에만 초점을 맞추겠다는 표시다. 더 나아가 인간적인 모든 힘을 빼며 겸손하게 살겠다는 서막을 여는 행위다. 또한 다니엘은 최고의 지위를 가진 사람들만 입는 화려한 자색 옷을 벗어버리고 베옷을 입고 재를 덮어썼다. 그 행위는 하나님 앞에 자신을 최대한 낮추고 겸손하게 기도하려는 행위다.

 자신을 낮추면 하나님이 높여주시고 자신을 높이면 하나님이 낮추신다. 무디가 말했다. “겸손함이 없으면 뒤틀림이 있고 겸손함이 있으면 뒤틀림이 없다.” 하나님이 기뻐하는 기도를 드리는 사람을 자세히 살펴보면 하나같이 겸손한 사람이다. 하나님은 겸손한 심령이 드리는 기도를 기쁘게 받으신다. 어느 순간에 옛 사람의 본능을 따라 교만한 언행을 드러냈다면 곧 내적인 경계경보를 울리고 “하나님! 저를 용서하소서.”라고 하라. 겸손함을 잃지 않아야 기도의 능력도 잃지 않는다.

3. 간절한 기도

 다니엘은 야곱의 얍복강 기도와 같은 간절한 기도를 결심했다(3절). 공기 파동만 일으키는 식상한 기도가 아닌 하나님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는 간절한 기도를 드리라. 사람과 세상이 내가 원하는 대로 되거나 변하지 않는다고 너무 속상해 하지 말라. 겉으로 드러난 외침은 없어도 내면의 깊은 간구로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면 어디선가 선한 변화는 시작된다. 습관적이고 형식적이고 중언부언하는 기도는 하나님의 마음을 붙들지 못하지만 간절히 기도하면 하늘에서 비상벨이 울리고 하나님의 조치가 신속히 나타난다.

 예수님은 겟세마네 동산에서 고뇌하며 간절히 기도하셨다. 십자가의 죽음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죄와 어둠에서 신음하는 영혼을 감싸 안으시며 하나님의 뜻을 앞세워 기도하셨기 때문이다. 결국 간절한 기도란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고 몸부림을 치며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뤄내려고 애쓰며 기도하는 것이다. 나의 소원 성취와 상처 해소와 문제 해결을 위한 욕망이 섞인 한풀이 기도보다 남을 위해 울 줄 알고 희생할 줄 아는 간절한 기도를 하나님은 더 기뻐하신다.

4. 경배의 기도

 다니엘은 구체적인 기도 제목을 아뢰기 전에 하나님을 높이는 경배의 기도를 드렸다(4절). 기도 응답을 위한 간절한 마음을 가지기 전에 하나님을 향한 간절한 마음을 가지라. 기도는 나의 소원 나열이 아니다. 기도의 중심은 내가 아닌 하나님이 되어야 하기에 내 소원만 많이 아뢰지 말고 하나님을 높이고 감사하는 기도를 많이 드리라. 예수님은 주기도문에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라고 처음부터 하나님을 높이셨다. 나의 기도에도 경배와 감사가 넘치게 하라.

 경배의 기도는 하나님의 뜻에 “아멘!” 하려고 내 뜻을 내려놓는 것이다. 훌륭한 배우는 작가나 감독의 뜻과 의도를 이해하고 맡겨진 역할을 자신의 연기력을 총동원해서 실감나게 표현해내는 배우다. 그처럼 하나님의 뜻과 의도와 사랑이 나의 삶과 소유를 통해 최대한 잘 나타나게 하는 거룩한 배우가 되도록 하늘의 지혜와 능력을 받으려고 준비하는 기도가 경배의 기도다. 하나님을 높이고 하나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는 경배의 기도를 잘 드리면 완벽한 인생 연주가 이뤄지고 최상의 기도 응답과 소원 성취가 이뤄질 것이다.

5. 회개의 기도

 다니엘의 중보기도에서 가장 많은 부분이 회개 부분이다(5-15절). 그만큼 회개가 중요하다. 본문에 언급된 회개의 핵심 내용은 말씀대로 살지 않았다는 것이다. 본문 6절에서 “말씀한 것을 듣지 아니하였나이다.”라고 했고, 10절에서 “우리 하나님 여호와의 목소리를 듣지 아니하며”라고 했고, 11절에서 “온 이스라엘이 주의 율법을 범하고 치우쳐 가서 주의 목소리를 듣지 아니하였으므로”라고 했고, 14절에서 “우리가 그 목소리를 듣지 아니하였음이니이다.”라고 했다. 회개를 넘치게 해야 회복의 은혜가 넘치게 따른다.

 왜 다윗이 복된 존재가 되었는가? 탁월한 능력보다 탁월한 회개 때문이었다. 회개하는 믿음은 다윗의 최대 장점이었다. 모든 문제의 최대 해결 도구는 참된 회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 죄가 얼마나 큰가? 나의 시험과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 하는 것보다 “내게 참된 회개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죄로 인한 문제 때문에 삶이 뒤엉켰어도 진심으로 회개하면 문제도 풀리고 축복의 문도 활짝 열릴 것이다.

6. 축복의 기도

 회개 기도를 마치고 다니엘은 동족에게 회복과 구원의 복을 달라고 기도했다(16-19절). 복을 달라는 기도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상태에서 복을 구하면 하나님은 그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실 것이다. 물론 너무 복만 구하면 하나님이 오히려 복을 더 안 주신다. 하나님은 먼저 영적인 교통을 원하신다. 그렇게 영적인 교통을 이루며 소원을 아뢰면 가장 합당한 때에 복도 주신다.

 성도의 핵심 자산은 기도다. 기도하면 하나님의 축복의 음성이 들리고 만사가 선한 방향으로 급격히 혹은 천천히 변화된다. 히틀러 때에 유대계 프랑스 지성인인 시몬느 베이유는 이렇게 말했다. “우주에는 커다란 두 개의 힘이 존재합니다. 하나는 중력이고 또 하나는 은혜입니다.”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은혜다. 삶과 가정과 교회를 선하게 변화시키는 놀라운 은혜의 통로가 바로 기도다. 그러므로 기도 제목을 사람에게 많이 듣게 하기보다 하나님께 은밀하게 기도를 많이 드리려고 하라.

< 늘 기도를 앞세워 살라 >

 교회에서 개인의 기도 제목 광고를 내면 어떤 사람은 생각한다. “나도 기도 제목이 있는데 왜 남들의 기도 제목만 저렇게 알리지?” 또한 특정인만 기도의 관심을 많이 받는 것 같으면 시기나 질투 정도는 아닐지라도 속으로 “나도 똑같이 다급한 기도 제목이 있지만 조용히 있는데 왜 저 사람의 기도 제목만 소개하지? 왜 적극적으로 자신의 기도 제목을 알리는 사람만 혜택을 주지?” 하면서 유쾌하지 않을 수 있다.

 교회 주보에 개인의 헌금 사항을 알리면 그 개인을 드러내는 것으로 느끼고 불편해 하는 시각도 있다. 심지어 개인의 기도 제목을 알려도 그 개인을 편애하는 것으로 느끼고 불편해 하는 시각도 있다. 그래서 개인의 헌금 사항이나 기도 제목을 교회 주보에서 빼는 교회가 점차 많아지는 추세다. 좋은 일도 세심한 배려가 없이 추진하면 사람들 마음을 나누는 일이 되어 결과적으로 안 좋게 될 때도 있다. 그런 경험을 하면 사람이 참 연약한 존재임을 절감하기에 기도하면서 더 지혜롭게 행해야 함을 깨닫는다.

 기도할 때 얻기 원하는 기도 제목이 너무 많으면 시험 가능성도 커진다. 그러므로 나만 기도 제목을 내놓기보다 남도 기도 제목을 내놓도록 배려하라. 어떤 사람은 남을 배려해 기도 제목을 잘 내놓지 않는다. 그런 성격과 상황도 고려해 공동체에서 기도 제목도 나만 내놓지 않도록 때에 맞춰 지혜롭게 내라. 더 나아가 기도해 달라고 하는 삶보다 기도해 주는 삶을 앞세우라. 그처럼 기도 문제에서도 타인 감수성이 넘치는 모습을 보이라.

 기도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나는 나의 기도를 잊어도 하나님은 잊지 않으신다. 기도는 세상을 변화시키고 나를 변화시키면서 하나님의 크고 비밀한 복을 낳는 위대한 통로다. 그 축복 통로를 소홀히 하면서 복을 바라는 것은 모순이다. 인생에서 귀하고 즐겁고 보람되고 착해지는 시간들이 많지만 기도 시간보다 귀하고 즐겁고 보람되고 착해지는 시간은 없다. 늘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기도를 통해 선한 변화를 이루고 선도하는 복된 심령이 되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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