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사소한 것들 Small Things Like These
#책
#이처럼사소한것들 #SmallThingsLikeThese
#클레어키건 #ClaireKeegan
#옮긴이_홍한별
"아일랜드의 모자 보호소와 막달레나 세탁소에서 고통받았던 여자들과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바칩니다."
그렇습니다.
이 소설은 작가가 위에서 이야기한 저 곳(1996년에야 문을 닫은)에서 자행됐던 아픈 사실과
그 사실과 마주친 양심,
흔들리는 양심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
행동과 외면 사이의 삶이라는 합리화를 들어내며,
모든 이성적인 변호에도 불구하고 인간이라면 "단 한번쯤은 해야 할 착한 일"을 행한 한 가정의 가장을 통해 전해 줍니다.
나, 잘살고 있는건가? 의문이 들때.
내 삶, 부끄럽진 않지만, 그래도 뭔가 빈 것 같을 때.
이 쪽에 서면 저 쪽이고, 저 쪽에서 서면 이 쪽 같은, 영원한 주변인이란 생각에 붙들릴 때.
나의 지나침(외면)이 외쳐되던 선과 공의에 어긋남이 낯뜨거울 때.
있지요?
주인공인 이 가장도 그렇습니다.
이 가장의 눈 빛과 마음 길과 결단을 따라가 봅시다.
<욕심난 문장들>
그러다가 밤이 왔고 다시 서리가 내렸고 한기가 칼날처럼 문 아래 틈으로 스며들어, 그럼에도 묵주 기도를 올리려고 무릎 꿇은 이들의 무릎을 할퀴었다.
속이 빈 자루는 제대로 설 수가 없는 법이지.
펄롱은 빈주먹으로 태어났다. 빈주먹만도 못했다고 말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집안 사람들끼리 종교 때문에 충돌하는 일도 없었는데 양쪽 다 신앙심이 미적지근하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오면 양쪽 모두 기도서와 성경을 현관 탁자 위에 올려두고 다음 일요일이나 축일이 올 때까지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이제 펄롱은 과거에 머물지 않기로 했다.
가끔 펄롱은 딸들이 사소하지만 필요한 일을 하는 걸 보며 ~ 이 애들이 자기 자식이라는 사실에 마음속 깊은 곳에서 진한 기쁨을 느끼곤 했다.
늘 이렇지, 펄롱은 생각했다. 언제나 쉼 없이 자동으로 다음 단계로, 다음 해야 할 일로 넘어갔다. 멈춰서 생각하고 돌아 볼 시간이 있다면, 삶이 어떨까, 펄롱은 생각했다. 삶이 달라질까 아니면 그래도 마찬가지일까. 아니면 그저 일상이 엉망진창 흐트러지고 말까?
이렇게 지나간 날들을 떠올릴 수 있다는게, 비록 기분이 심란해지기는해도 다행이 아닌가 싶었다.
결국에는 사정이 허락하는 데까지 최대한 돈을 쓰기로 했다.
시간은 아무리 흘러도 느껴지지 않으니.
그럼 아저씨 집으로 데려다 주세요. 일하다 죽을 때까지 일할께요.
저 한테는 아무도 없어요. 그냥 물에 빠져 죽고 싶어요. 우리한테 씨발 그것도 못해줘요?
수녀가 지폐를 세는 동안 펄롱은 수녀를 찬찬히 보았고 너무 오래 제멋대로 살아 온 고집 센 조랑말을 떠올렸다.
안개가 여기저기 기운 기다란 천 모양으로 내려 앉았다.
커튼을 걷었을 때 하늘이 이상하게 가까워 보였고 흐릿한 별 몇 개가 떠 있었다.
최근에 펄롱은 가끔 다른 삶, 다른 곳을 상상했고 혹시 그런 기질이 자기 핏속에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토록 많은 부분이 운에 따라 결정된다는 게 그럴만하면서도 동시에 심히 부당하게 여겨졌다.
왜 어떤 집에서 받은 사탕 따위 선물을 다른 더 가난한 집 사람들에게 주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늘 그러듯 크리스마스는 사람들한테서 가장 좋은면과 가장 나쁜 면 둘 다를 끌어냈다.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
#펴낸곳_다산북스
-ps: 마치 우리동네에서 주고 받는 말을 듣는 듯하게 옮겨 주신 #홍한별 작가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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