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년세세

 




#책

#연년세세

#황정은

"그 숱하고 징그러운 이야기를....그것을 내가 다시 생각하며 말해야 하는가."

작가는 엄마를 중심으로 그 위부터 아래까지 정말 징글징글한 이야기를 밭은 숨을 내뱉듯 토막난 문장으로, 뿌연 스케치로, 때론 담담히 길게, 네 편의 연작으로 엮어 전해줍니다.

읽다가 작가의 나이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너무 우리 가족의 세월들과 닮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어! 울 막내보다 어리시네.

그렇습니다.
이 책에서는 나는.

징그러운 세월 뿐 아니라, 나이 차, 환경 차이 등의 차이가 가져다 주는 가족의 기억의 차이를 보았습니다.

누구는 알고, 누구는 모르고, 누군 기억하고, 누군 희미한,
가족이기에 닫고 있는 기억, 담고만 있는 말도 보았습니다.

아마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맞춰지지 않을 것들도 있겠지요.

작가는 가족은 어때야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저 담담히 시간 속의 그 사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게 좋았습니다.


<욕심 난 문장들>


한세진은 이순일의 얼굴이 상심, 그리고 티 내지 못할 짜증으로 일그러지는 것을 보았다. (파묘 중)


엄마의 사물들과 엄마의 짜증을 감당했다. (하고싶은 말 중)


전철이 철교를 두드리며 한강을 넘고 있었다.


흐린 날 흐린 날씨를 볼 수 있었고 맑은 날 맑은 날씨를 볼 수 있었다.


내가 불쾌감을 느낄정도로 불신한 건 그 외국인이나 그의 아니고 나였어....


한영진은 가족을 감당했다.


손써볼 수 없는 먼 과거에 그 동생을 두고 온 것 같았다.


한영진이 생각하기에 생각이란 안간힘 같은 것이었다. 어떤 생각이 든다고 그 생각을 말이나 행동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고 버텨보는 것, 말하고 싶고 하고싶다고 바로 말하거나 하지않고 버텨보는 것, 그는 그것을 덜 할 뿐이었고.


상인도 손님도 없이 시장은 늙어버렸다.


하루가 매우 번잡하면서도 고요하게 지나갔다. 얕은 그릇에 담긴 채 양달에 놓인 물처럼 시간이 증발해 버렸다.


녹슨 궤짝 같은 몰골을 한 열차를 타고 브루클린으로 이동했다. (다가오는 것들 중)



#펴낸곳_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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