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생활을 잘하는 길

[ 에바 알머슨 : 여행 ]



본문말씀 : 디모데전서 5장 1-4절


1 늙은이를 꾸짖지 말고 권하되 아버지에게 하듯 하며 젊은이에게는 형제에게 하듯 하고 2 늙은 여자에게는 어머니에게 하듯 하며 젊은 여자에게는 온전히 깨끗함으로 자매에게 하듯 하라 3 참 과부인 과부를 존대하라 4 만일 어떤 과부에게 자녀나 손자들이 있거든 그들로 먼저 자기 집에서 효를 행하여 부모에게 보답하기를 배우게 하라 이것이 하나님 앞에 받으실 만한 것이니라



< 부모 곁에 있어 주라 >

 2005년에 미국 LA에 있는 노인아파트 관리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모친이 물은 것을 계속 묻는다는 얘기였다. 그때 말로만 듣던 치매 문제가 모친에게 현실이 되는 것 같아 마음이 많이 아팠다. 모친 소식을 듣고 필자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았다. 당시 기억력을 잃어가는 79세의 모친에게는 잠시라도 가족이 함께해 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날 밤 아이들이 한참 업(up) 되었다. 둘째 딸이 말했다. “아빠! 아빠는 목사님이라 돈이 없는데 어떻게 우리가 미국 여행을 갈 수 있어요?” 필자가 말했다. “아빠는 집을 사는 것보다 너희들이 여행을 통해 많이 보고 느끼면서 마음과 생각의 크기가 커지기를 원하는 목적이 있기에 이번 여행도 추진한 거야.”

 그때 둘째 딸이 말했다. “또 중요한 목적이 있잖아요. 할머니를 즐겁게 해 드리는 거요.” 딸이 계속해서 말했다. “아빠! 저는요. 나중에 좋은 아내가 될래요. 그래서 남편을 즐겁게 해주고 맛있는 요리도 해주고 남편 친구들도 잘 대해주고 손님들한테 쿠키도 만들어 줄 거예요.” 필자가 속으로 생각했다. “네 남편은 행복하겠구나. 앞으로 그런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딸이 또 말했다. “아빠! 나중에 남편이 설거지를 도와주겠다면 가끔 설거지는 남편에게 맡길래요. 요새 1등 남편은 설거지 도와주는 남편이죠? 2등 남편은 가끔 설거지 도와주는 남편이고요. 그런데 아빠는 5등 남편이에요. 설거지는 도와주지 않지만 다른 것은 다 잘해 주고 엄마를 즐겁게 해 주니까요.”

 칭찬인지 질책인지 잘 구분되지 않았다. 분명히 칭찬 같은데 1등이나 2등이 아닌 5등 남편이라고 해서 약간 실망되어 필자가 말했다. “겨우 5등 남편이야.” 딸이 대답했다. “5등 남편이면 얼마나 훌륭해요. 학교 성적을 보면 300등도 있잖아요.” 필자가 말했다. “응. 그렇구나. 고맙다. 5등 남편으로 알아줘서.”

 그때 딸들의 립 서비스는 마사지와 흰머리 뽑아주기로 발전했다. 그러면서 곧 발밑에서 스르르 잠들었는데 자면서도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미소를 보자 필자도 기분이 좋았고 곧 모친을 볼 생각을 하자 더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한편으로 LA에 혼자 계신 모친을 생각하자 다시 마음이 저려왔다. 하나님이 함께 있게 하신 가족을 소중히 여기라. 특히 부모 곁을 끝까지 지키려고 힘쓰라. 그 마음을 하나님이 기억하고 끝까지 함께해 주실 것이다.

< 교회생활을 잘하는 길 >

 목사가 가끔 효도 같은 윤리 설교를 하면 영혼을 낚아채려는 사람은 “저것은 윤리적인 설교다. 예수가 없다.”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윤리와 영성은 반대 개념이 아니다. 예수님도 부모님께 효도하셨다. 효도 설교는 예수 정신이 넘치는 설교다. 더 나아가 일반적인 윤리 설교도 필요하다. 그래서 하나님은 사복음서만 주시지 않고 교회생활에서의 지도자 교범 및 윤리 교범인 디모데전서 같은 성경도 주셨다. 본문에는 교회생활에서 필요한 윤리에 대한 권면이 나오는데 교회생활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1. 서로 존중하라

 본문 1-2절을 보라. “늙은이를 꾸짖지 말고 권하되 아버지에게 하듯 하며 젊은이에게는 형제에게 하듯 하고/ 늙은 여자에게는 어머니에게 하듯 하며 젊은 여자에게는 온전히 깨끗함으로 자매에게 하듯 하라.” 디모데는 젊지만 교회의 담임목사로서 필요한 경우에는 어르신에게도 말씀으로 바르게 권면해야 했다. 그래도 어르신에게 꾸짖듯이 권하지 말고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하듯이 권하라고 했다. 어르신 앞에서는 목사도 예의를 갖추고 온유와 겸손과 존중을 기초로 목회하라는 말씀이다.

 오래 전에 한 후배 목사가 선배 목사를 찾아가 물었다. “목사님, 젊은 목사가 어르신들에게 준비된 의식도 아닌데 즉흥적으로 안수하는 것이 성경적입니까?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어르신에게는 아버지나 어머니를 대하듯이 목회하라고 했는데 목사가 자기 부모를 안수하면 남들은 예의도 없고 버릇도 없게 여기면서 기독교의 이미지가 망가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젊은 목사가 어르신을 안수하는 것은 교리적인 이단은 아니라도 행위적인 이단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선배 목사가 대답했다. “그렇게 행위 하나하나를 따지면 누구나 이단 정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교리적인 이단 정죄도 신중해야 하는데 행위적인 이단 정죄는 더 신중해야 합니다. 다만 ‘오직 예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삶의 태도가 엉망이고 윤리성이 없고 특히 어르신에게 반말을 하거나 하대하는 모습은 권위 있는 모습이 아닌 막돼먹은 모습으로 비치기에 복음을 훼손하는 잘못된 태도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교회에서 연장자를 존중하되 어르신은 더 존중하라. 어르신 공경은 보편적인 윤리이면서 기독교의 핵심 윤리다. 복음을 내세우면서 그런 핵심 윤리를 무시하고 심지어 훼손까지 한다면 그것은 복음을 오해한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에서 젊은이는 경시해도 되는가? 그렇지 않다. 사도 바울은 젊은 남자는 형제를 대하듯이 존중하고 젊은 여자는 온전히 깨끗함으로 자매를 대하듯이 존중하라고 했다. 교회에서 어르신을 존경하고 젊은이를 존중하라. 어르신은 젊은이로부터 존경받기를 원하고 젊은이는 어르신으로부터 존중받기를 원한다.

2. 약자와 함께하라

 본문 3절을 보라. “참 과부인 과부를 존대하라.” 참 과부는 남편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자녀나 손자나 다른 가족까지 없어서 힘들게 사는 과부를 뜻한다. 당시에는 남편이 죽거나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은 과부들이 많았다. 그들을 돌보는 일은 초대 교회의 핵심 사역 중 하나였다. 참 과부를 존대하라는 말은 그를 인격적으로 존중하면서 그의 경제적인 필요도 채워 주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더 나아가 겸손하고 의로운 약자와 함께해 주라는 뜻도 있다.

 약자를 힘써 돌보는 것이 하나님의 뜻과 교회의 책무다. 물론 약자와 함께하라는 말이 약자를 맹목적으로 도우라는 말은 아니다. 그러면 약자가 의존적으로 되어 더 약자가 될 수 있다. 약자가 늘 받기만 하면 감사가 줄어들고 받는 것이 틀이 되어 더 약자가 될 수도 있다. 약자와 함께하라는 말은 약자를 지혜롭고 도와서 그가 약함을 딛고 일어서도록 도우라는 말이다. 특히 누군가가 약해지면 그때는 의지적으로 더 가까이하라. 그런 사람이 하나님이 가까이하시는 은혜를 받는다.

 어느 주일에 예배 참석 인원이 평소보다 적게 오면 분위기가 저하될 수 있다. 그때 분위기를 더 띄워주려는 성도가 있다. 그것이 약자와 함께하는 삶이다. 어떤 성도는 그때 목회자가 힘이 나도록 예배 후에 “목사님, 오늘 말씀에 많은 은혜를 받았어요.”라고 더 말해 주는 성도가 있다. 그처럼 약한 자와 함께하고 약한 시간과 약한 시절에 함께해 주는 성도를 하나님은 더 약자로 만들기보다 더 강자로 만들어 주신다.

 사람이 가장 약해질 때는 대개 교정기관에 갇힐 때다. 그런 약자에게 힘과 위로가 되겠다고 처음에 <월새기(월간새벽기도)>를 무상으로 보냈다. 그런데 많은 약자들이 교정기관에서 <월새기>를 통해 점차 영혼의 강자와 정신적인 강자가 되었다. 그들의 일부가 지금 <월새기> 사역을 후원하는 강자가 되었다. 강자와 함께하려고 하면 강자가 되기보다 약자가 되고 약자와 함께하려고 하면 약자가 되기보다 강자가 된다. 복된 자가 되려면 의로운 약자와 함께하는 삶을 체질화시키라.

3. 부모에게 효도하라

 남편과 가족이 없는 참 과부와는 달리 자녀나 손자가 있는 일반 과부는 자녀나 손자로 하여금 그 과부에게 효를 행해서 부모에게 보답하는 삶을 가르치라고 했다(4절). 당시 과부에게 자녀나 손자가 있으면 교회의 돕는 과부 명부에 올리지 않았다. 가족이 효도를 통해 그 과부를 돌보는 것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흔히 효는 유교 원리인 줄 알지만 하나님은 유교 이상으로 효를 중시하셨다. 십계명에서 1-4계명은 하나님 관계에서 지켜야 할 계명이고 5-10계명은 사람 관계에서 지켜야 할 계명이다. 그 사람 관계에서 지켜야 할 계명 중 첫째 계명이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5계명이다. 그것은 사람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부모 공경이란 뜻이다. 부모는 이 땅에 계시는 하나님의 사랑의 대리자 같은 존재다. 부모는 대개 자기의 전부를 희생해 자녀를 키운다. 그 부모의 은혜에 힘써 보답하라.

 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 노동 수용소의 규칙은 간단했다. “일할 수 있으면 살 수 있고 일할 수 없으면 죽는다.” 그때는 어린이들도 강제 노동에 동원되었다. 그러다가 아파서 일할 수 없게 되면 가스실로 군인들에 의해 끌려갔다. 그때 아이가 무서워서 울면 엄마가 ‘얘야, 무서워하지 마. 엄마가 있잖아.’라고 말하면서 같이 가스실로 가는 어머니들이 무수히 많았다.

 사랑하는 자녀에게 힘과 위로를 주려고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부모의 사랑이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랑이다. 그런 하나님의 사랑과 부모님의 사랑이 있었기에 내가 지금 존재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은혜를 생각하며 하나님의 뜻과 교회를 위해 더 헌신하고 희생적인 사랑을 내게 오래도록 펼쳐주신 부모님께도 최선을 다해 효도하라. 그처럼 내가 섬기는 교회가 세상과 사회와 시대의 희망이 되도록 “오직 예수!”만 외치면서 엉망으로 살지 말고 구원받은 성도답게 교회생활의 모범이 되어 살면서 내일의 복을 예비하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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